컬쳐

서울대 교수가 꼽은 단 한 권의 책


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986년 고려대 철학과 새내기 시절,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'궁핍한 시대의 시인'을 읽으며 '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경험'을 했다고 밝혔다. 

 

책은 현대문학과 사회에 관한 김 명예교수의 평론을 모은 것으로, 김 교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라고 회상했다.

 

당시 김 교수는 김 명예교수의 '교양 영어' 수업을 듣고 있었고, 교수는 교재가 부족하다며 플라톤의 '국가'를 함께 읽자고 제안했다. 김 교수는 그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고, 서점으로 가서 "김우창 교수의 책을 달라"고 요청했다. 그렇게 만난 책이 바로 '궁핍한 시대의 시인'이었다.

 

그날의 독서 경험은 김 교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. 그는 책을 구매하자마자 서문부터 읽었고, 그 문장이 이전에 읽었던 한국어 문장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다. 그는 이 책이 문장의 밀도와 깊이를 높였다고 평가했다.

 

이후 김 교수는 김 명예교수의 수업을 계속 듣고, 그가 쓴 모든 책을 찾아 읽었지만, '궁핍한 시대의 시인'이 가장 뛰어난 책이라고 강조했다. 그는 김 명예교수의 글과 수업이 문학평론을 넘어 삶, 사상, 예술이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.